HAEBOGO JOURNAL
서울 은평 · 캠핑
앵봉산, 짐을 내려놓고 숲의 높이에 머물다
주차장에서 데크까지 짐을 옮기면 숲의 경사를 따라 나뉜 작은 자리들이 나타난다. 장비의 양보다 머무는 방식을 먼저 고르는 가족 캠핑.

앵봉산의 캠핑은 트렁크에서 텐트로 곧장 이어지지 않는다. 차는 주차장에 두고 웨건에 짐을 실어 데크까지 옮긴다. 숲의 지형을 따라 층을 나눈 캠핑장에서는 이 짧은 운반 과정이 하룻밤의 첫 장면이 된다.
짐을 옮긴 뒤에는 데크와 길, 나무가 각자의 높이로 나뉜 자리가 남는다. 많은 장비를 펼쳐놓는 캠핑보다 함께 먹고 쉬는 공간을 정돈하고 싶은 가족에게 눈여겨볼 구성이다.
구파발에서 숲 쪽으로, 마지막 이동은 웨건으로
앵봉산 가족캠핑장은 은평구 진관동 서오릉근린공원에 자리한다. 대중교통으로는 구파발역을 접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서울시의 개장 소개도 이 역에서 도보로 접근하는 경로를 안내한다. 다만 캠핑 가방은 평소 나들이 짐과 다르다. 손에 드는 물건을 줄이고 한 번에 옮길 단위로 묶는 편이 이동에 맞는다.
공식 이용 규정은 공영주차장에 주차한 뒤 사무실에 비치된 웨건으로 짐을 옮기는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데크 옆에 차를 대는 오토캠핑과는 도착 순서가 달라진다. 예약 데크를 확인하고 운반할 짐을 나누는 것까지가 이곳의 입영 준비다.
사진 크게 보기 ↗25개의 데크와 3개의 글램핑, 같은 숲에서 다른 준비
고캠핑 등록 정보에는 일반야영장 25면과 글램핑 3면이 구분돼 있다. 텐트를 직접 세우는 이용자와 시설을 이용하는 가족이 같은 숲을 공유하지만 준비할 잠자리는 다르다. 겨울 장비를 아직 갖추지 않았다면 글램핑의 침구·취사·난방 구성을 먼저 읽고, 개인 텐트를 가져간다면 설치 면적과 바닥 장비를 기준으로 자리를 고른다.
입영 시각도 나뉜다. 데크는 오후 2시, 글램핑은 오후 3시부터이며 퇴영은 다음 날 오전 11시다. 짐을 옮기고 자리를 정리하는 시간을 앞에 놓으면, 입영과 동시에 식사나 다른 체험을 시작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줄어든다.
숲의 밤을 만드는 것은 장작의 양이 아니다
앵봉산은 장작과 화목 사용, 캠프파이어를 금지한다. 숯은 고기를 굽는 용도로 구분해 안내한다. 모닥불을 크게 피우는 장면을 기대하기보다 식사 공간을 작게 갖추고 함께 앉는 저녁을 떠올리는 편이 이 캠핑장의 운영 방식에 맞다.
데크당 최대 전기 사용량은 1,100W다. 겨울에는 전기제품을 하나씩 추가하기 전에 동시에 쓸 제품의 소비전력을 더해볼 필요가 있다. 조리와 보온을 모두 전기에 맡기는 구성보다는 잠자리와 식사 준비를 먼저 정하고 필요한 기기를 고르는 순서가 짐도 줄인다.
다음 날 오전 11시, 돌아갈 짐도 가볍게
퇴영할 때는 도착 때의 길을 다시 걷는다. 젖은 물건과 마른 물건을 나누고, 접어 넣을 장비부터 정리하면 웨건으로 되돌아가는 길이 덜 복잡하다. 차가 사이트 옆에 없는 구조는 준비와 정리의 차례를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
고캠핑에는 겨울을 포함한 사계절 운영으로 등록돼 있다. 앵봉산에서의 겨울캠핑은 숲 안에 얼마나 많은 것을 들여놓았는가보다, 꼭 필요한 물건으로 얼마나 편하게 머물렀는가에 가까운 여행이다.
여행 메모
- 장소
- 서울 은평구 진관동 382-2 · 서오릉근린공원
- 입영
- 데크 14:00 · 글램핑 15:00
- 퇴영·전기
- 다음 날 11:00 · 데크당 최대 1,100W
- 01도착
구파발역 접근 / 공영주차장 → 관리사무소
- 02입영
웨건으로 짐 운반 → 예약 데크·글램핑
- 03저녁
규정에 맞춘 식사·잠자리 정리
- 04퇴영
오전 11시까지 정리 → 웨건 운반